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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이야기

번호 제목 작성자 등록일 조회수
18

붉은 입술 가진 임 / 최 명운

      붉은 입술 가진 임 / 최 명운시나브로 단풍은 가까이 오고초저녁 논배미벼 이삭에 올라탄 방울벌레또 롱 또로롱오케스트라 웅장한 하모니부활의 미소 새싹 돋아날 때화사한 봄꽃이 필 때심쿵 찬양한 지 엊그제 것만산골짜기엔 안개비 내리고다 주고 쇠약한 풀잎 사르르 떤다능선은 만추 채비하느라 부산하며절체절명 맞이할 만추 반하여붉은 낙엽은 입술을 포갠다감성에 젓일 수 있게 해준단풍아, 가을아, 세월아 고맙다.

관리자 2022-10-14 225
17

시월애 / 한상현

         시월애 / 한상현채색된 시간에 머물다 간 그리움 한 음절만 남겨 놓은 채키 작은 생각의 길을 따라 걷다보면심장을 흝고 가는 시린 기억들가을 오선지 악보가 되고 선율이 된다 .우듬지에 쓴 맑은 문장들이 쏭쏭 솟아올라살아온 날들에 느낌표 한 점 찍고 여백 너머에 있을 듯 한 아릿한 첫사랑이 가슴을 헤집는 밤고단한 독백을 쓰고 있는가난한 시인의레퀴엠의 기도가 시작된다가을이면 찾아오는 그리움 하나가을이 가슴앓이를 한다당신 또 가을병이 도졌구나말없이 가방을 챙겨주는 아내의 눈빛가을은 늘 그랬다

관리자 2022-10-11 1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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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80 앨범을 펼친다 / 이현우

    7080 앨범을 펼친다 / 이현우반질반질한 단추는 흔들리는 나팔바지의 외출남몰래 접어올린 치맛단은 교생실습 선생님을무작정 사랑한 이유 아닌 이유였는지도 모른다약간 삐딱하게 쓴 모자와 배까지 끌어올린자존심은 선도부 개코선생님들의 표적 아닌 표적 글래머스한 잡지 훔쳐보다 들켜버린 까까머리 귀여운 반항아들 자율학습보다 즐거웠던 롤러스케이트장의 음악이 좋았던 후라이팬 팝콘같이 톡톡 튀는 문둥이 머슴아들 호기심 많은 불꽃같은 아나키스트 들이다홍콩영화 취권 터미네이터 따라하기 전문배우 책받침 영웅들 독서실에서 매일 듣던 별밤DJ들에게 편지를 띄우며 듣고 싶었던짝사랑을 레코드판에 실어 전달하는 우편배달부의 간절한 소망이였지 모른다골목길에서 마주치면 아무 말도 못해 얼굴 빨개지며 몰래 파란 대문 앞을 서성이다 대문이 열리면 똥구멍에 불난 하이에나처럼 마구 뛰었다 길게 빗은 긴머리 소녀는 통기타 유행가의 전설시장골목 낡은 소극장의 동시상영과 조조할인은성인으로 들어가는 유일한 통과의식이였을까불밝힌 독사선생님 몰래 들어가다 들켜버린 웃지못할 비상침투는 늦은 밤 그렇게 등짝을 맞으면서도 밤새워 몰래 보았던 명화의 잔잔한 해설과 깊은 고전 흑백사랑의 서사시였다못본 척 지그시 눈을 뜨고 보았던 키쓰씬들가물가물 우리 잃어버린 영웅들의 시네마천국뜨거운 응원 흥미진진한 프로야구 모자마크 티셔츠을 사기위해 긴 줄을 서다 돌아섰던 날그렇게 하늘의 별이 되어버린 "별이 빛나는 밤에" 가사를 테이프 늘어질 때까지 들으며 받아적어 부르고 부르던 다시 돌아오지 않을 내 청춘의 모자이크빨간 동그라미 그리며 잠 못자던 어느 멋진 소풍날에 몰래 숨겨온 술병 한 두잔은 독한 선생님들도 아무도 모른 척 그냥 그렇게 눈을 감아주셨다우리들의 불안한 외출은 스테레오 전축을 옆구리에 끼고 디스코춤은 하늘로 쭉쭉, 땅으로 쭉쭉 박자도 모르는 다이아몬드 스텝은 똥별들을그리며 모두 한 번씩 흉내내던 마이클잭슨의 뒷걸음질 한껏 폼을 잡고 잡아본다버스 안 찰랑찰랑 가방 받아주던 해바라기떠오르는 회전목마의 문둥이 가시네들은 어디에서 무엇하며 살아가고 있을까 한 번씩 문득 뒤돌아가고 싶은 영화속 박하사탕 메타버스 주인공들이다

관리자 2022-10-05 1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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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리꽃(霜花) / 미서湄抒 김동철

      서리꽃(霜花) / 미서湄抒 김동철긴 밤을 지새우는 옥녀玉女의 한恨 이런가싸늘한 별빛 속에 하늘 끝 차가움이임 그려 사무친 원망(怨望) 스며들어 시리다밤마다 이어지는 욕망欲望의 허기虛飢 속에메마른 초목草木들은 하얗게 머리 세니가슴속 해묵은 상처傷處 베어내듯 아리다 업業궂게 사는 세상世上탐진치貪瞋痴 벗어나서미움도 사랑 되길 잠시라도 소망所望하니눈 꽃 핀 서러운 사연事緣 애타도록 심란心亂타아침 해 떠오르니 은색 자태銀色姿態 뽐내지만 떠날 때 아는 지라 이슬 되어 흘린 눈물재회를 기약期約하면서 안녕安寧이라 말하네.

관리자 2022-10-05 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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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십 년 만에 만난 친구 / 임현옥

      오십 년 만에 만난 친구 / 임현옥 너 어디 살았었니네 동생 쌍둥이 아니니...,?애써 어릴 적 모습을 끄집어 내자나도 그 아이 얼굴을 찾았다있었다구령대 위에서 애국가지휘를 했었고 보리밭 가곡을멋지게 불렀던 학창 시절 그 아이 얼굴이 분명했다마스크 벗어봐 맞아 어릴 때 그 모습이 있네 ...서로를 확인하는 순간그녀는 나의 어릴 때 모습도 읽고 있었다동생도 많은데 또 쌍둥이 동생이 태어났다고 울며 하소연을 그 친구에게 했었나 보다까맣게 잊어버린 그때의 나를가엽게 바라보았다우린 손을 잡고 한바탕 반가워서 오십 년 세월을 한순간으로 좁혀갔다그랬었다두 아이들이 십분 간격으로태어나던 날 난 한숨을 토해냈었다뽀얗게 씻겨놓은 두 아가들을 보면서예쁘냐고 묻던 엄마의 모습도떠올랐다하루아침에 동생이 다섯이나 되어버린 그날이 머리를 들고일어났다싫었었다 동네 아이들이누구누구네는 쌍둥이 낳데요 쌍둥이 낳데요  짓궂은 아이들이 우리집 앞을 지날 때면 놀려댔다그랬었다등에는 늘 아기가 업혀 있었던 아이...내 인생에 가장 지우고 싶은 부분이이였다몇몇 친구들과 수학 선생님과의저녁 시간을 보내고오는 시간 내내 그 시절로 돌아가나를 들여다보는 작고 힘겨웠던어린아이 모습이 가여워서 가슴 아파하는 시간이었다친구야 기억해줘서 고마워...

관리자 2022-10-05 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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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멜레온 / 최 명운

        카멜레온 / 최 명운어둠이 내린 밤 온통 도시는현란한 불꽃 꽃밭이 되어버렸다온종일 삶과 싸우다 피곤함에 싸여헤아리고 판단하기 어려운불완전한 내면을삶 일부라 자처하는 소굴그들 미혹의 홀림으로 끌린다자가용이 가득 찬 골목밤새 알코올에 허우적거려도전혀 아깝지 않은불야성 이루는 술집과 음식점겉은 휘황찬란내부는 꿈틀꿈틀 달라붙는 산낙지유혹을 흡입하는 망각의 희비 喜悲쉽게 드러나지 않는 은밀아방궁 비의 사랑향수에 젖어 술잔 기울이는밤의 카멜레온이 된다복잡한 골목과 골목 사이엔이 밤을 새워 먹어도 남을술과 맛있는 안주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향기로운 꽃들이 백화 만발이다그들만의 세상이 아닌사람의 세상이 될 수밖에 없다주머니 홀쭉해진 술 취한 취객마음을 꼬드겨마지막 차비까지 빼앗으려는꼬리 셋 달린 엉큼한 여우 서비스

관리자 2022-10-05 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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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시 / 조동선

       

관리자 2022-09-19 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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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을 낚다 / 전진표

     

관리자 2022-08-28 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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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의 길 / 조동선

사진기자 2022-08-28 1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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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사카 공모전 안내

 

관리자 2022-08-09 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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