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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십 년 만에 만난 친구 / 임현옥
오십 년 만에 만난 친구 / 임현옥
너 어디 살았었니
네 동생 쌍둥이 아니니...,?
애써 어릴 적 모습을 끄집어 내자
나도 그 아이 얼굴을 찾았다
있었다
구령대 위에서 애국가
지휘를 했었고 보리밭 가곡을
멋지게 불렀던 학창 시절
그 아이 얼굴이 분명했다
마스크 벗어봐
맞아 어릴 때 그 모습이 있네 ...
서로를 확인하는 순간
그녀는 나의 어릴 때 모습도 읽고 있었다
동생도 많은데 또 쌍둥이 동생이 태어났다고 울며 하소연을
그 친구에게 했었나 보다
까맣게 잊어버린 그때의 나를
가엽게 바라보았다
우린 손을 잡고 한바탕 반가워서 오십 년 세월을 한순간으로 좁혀갔다
그랬었다
두 아이들이 십분 간격으로
태어나던 날 난 한숨을 토해냈었다
뽀얗게 씻겨놓은 두 아가들을 보면서
예쁘냐고 묻던 엄마의 모습도
떠올랐다
하루아침에 동생이 다섯이나 되어버린 그날이 머리를 들고일어났다
싫었었다 동네 아이들이
누구누구네는 쌍둥이 낳데요 쌍둥이 낳데요 짓궂은 아이들이
우리집 앞을 지날 때면 놀려댔다
그랬었다
등에는 늘 아기가 업혀 있었던 아이...
내 인생에 가장 지우고 싶은 부분이
이였다
몇몇 친구들과 수학 선생님과의
저녁 시간을 보내고
오는 시간 내내 그 시절로 돌아가
나를 들여다보는 작고 힘겨웠던
어린아이 모습이 가여워서 가슴 아파하는 시간이었다
친구야 기억해줘서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