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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워진 흔적 / 최정원
사진: 임응식 작가
지워진 흔적 / 최정원
아둔하기 그지없고
백성을 지키려는 힘이 나약해
왜군의 식민 통치가
정당화되리만큼 허약했던
조선의 모습들
태풍이 오면 흔적도 없이
날아 가버릴 것 같은 옛 모습
흡사 난민촌 같은
가난한 흔적들이 과거를 소환하고
오늘 하루의 끼니거리가 걱정이던 어머니의 탄식과 한숨 소리가 들린다
꽁보리밥 시래기밥
물배를 채우던 어린 시절
딱지치기 구슬치기
아궁이의 군고구마
소죽을 끌이시던 아버지의 부지깽이
술래잡기하던 그 시절이 그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