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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예의 정원* 탱자나무 아래에서 / 박창욱
모예의 정원* 탱자나무 아래에서 / 박창욱
내 유년의 울타리에서 해방된 한 그루 탱자나무가 쇠 갑옷을 입은 구척 장수처럼
우뚝 서 있다
삼 십여 년 칼날과 사투를 벌인 흔적은 체념으로 남아 옹이는 둥글고 부드럽다
겨룰 때와 물러설 줄 알았던 역사의 단면이
뒤틀리고 돋음살로 왜곡된 몸뚱이가 노승의
고해와 다름없다
가시는 여전히 허공을 찌르고 있다
회갑을 훌쩍 넘긴 노년의 입은 여전히 가시 돋친 말로 가득하다
탱자 가라사대 ' 상처를 많이 받아봐라, 그리하면 봉인될 것이 어디 입뿐이랴'
*군산 옥산에서 회현 가는 쪽 도로변에 삼십오 년 가꾼 정원에 카페를 열고 개방.